`함정에 빠진 사람에게 돌을 떨어뜨린다`는 뜻으로 `곤경에 빠진 사람을 도와주지는 않고 오히려 해를 가하는 것`을 비유한다. `하정투석(下穽投石)`이라고도 한다.

`한유(韓愈)`의 `유자후묘지명(柳子厚墓誌銘)`에서 유래했다. `유자후`는 당(唐)나라 때 유명한 문장가인 `유종원(柳宗元)`을 말하며, `한유`가 `유종원`이 죽었다는 말을 듣고 `묘지명`을 썼다.

선비의 절개와 의리는 어려울 때 비로소 드러난다(士窮乃見節義). 사람들은 평소 마을에 같이 살면서 서로 받들고 반기며(今夫平居里巷相慕悅), 먹고 마시고 놀면서 서로 초대하고 방문하고(酒食遊희相徵逐), 억지로 웃으며 기분을 맞추고 서로 겸손한 태도를 취한다(후후强笑語, 以相取下). 또 손을 잡고 간이라도 빼서 보여줄 것처럼 행동하고(握手出於肺肝相示), 하늘의 해를 가리키며 울면서 죽더라도 배신하지 않겠다고 맹서하는데(指天日涕泣, 誓生死不相背負) 정말로 믿을 수 있을 것 같다(眞若可信). 그러나 일단 머리털만큼 아주 작은 이해관계라도 생기면 마치 모르는 사람처럼 외면하고(一旦臨小利害, 僅如毛髮比, 反眼若不相識), 또 누군가 함정에 빠지면 손을 뻗어 구하지는 않고 도리어 밀어 넣고 또 그 속에 돌까지 던져 넣는 사람이 대부분이다(落陷不一引手救, 反제之, 又下石焉者, 皆是也). 이러한 행동은 짐승이나 오랑캐조차도 차마 하지 못하는 행동인데, 그들은 스스로 계획대로 됐다고 생각한다(此宜禽獸夷狄所不忍爲, 而其人自視以爲得計).

이러한 사람들도 `유종원`의 행동과 인품에 대하여 듣는다면, 조금이라도 부끄러움을 느낄 것이다.

최근에 아이들이 계모나 친부모에 의해서 학대받다가 살해되는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이웃과 학교 선생님의 신고로 조사가 이뤄졌지만, 이들의 죽음을 막지는 못했다. 우리의 무관심과 부모의 잔혹한 폭행으로 어린 그들은 꽃도 채 피우지 못하고 가버렸다. 이 아이들은 `깊은 구덩이에 앉아 하늘을 쳐다보다가 커다란 바위가 떨어지는 것을 보는 심정`이 아니었을까. 가슴이 아프다. 충남대 중문과 교수·공자아카데미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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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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